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반드시 되찾을 겁니다.”
「별의 잔영」
엘리안
No. 0699 ✶ 아마루르가
27 ▪ 188 cm ▪ 76 kg
눈퍼뜨리기
등장했을 때 날씨를 눈으로 만든다.
스탯
체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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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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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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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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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선을 넘어 흐르는 백발은 그 끝자락이 오로라처럼 다채로운 빛깔로 일렁인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침잠한 얼굴과 그 속에서 서늘하게 빛나는 에메랄드색 눈동자, 그리고 창백한 목덜미를 타고 오른 예리한 얼음 결정까지. 그의 어느 모습에서도 살아있는 온기란 찾아보기 어려웠다.
타오르는 열화 속, 모두가 얇은 옷조차 버거워하는 것과 달리 그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스스로의 낮은 체온을 지키고 열기를 차단 하기 위해, 역설적이게도 두꺼운 복장으로 전신을 무장했다. 두꺼운 코트와 커다란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장갑과 긴 부츠를 착용해 손끝 하나의 노출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토록 철저한 차단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대지 위에서는 새어 나온 서늘한 냉기가 하얀 연기처럼 피어오르기도 한다.


성격──
[ 실증주의 / 몽상가 / 책임감 ]
지표면을 달구는 열화는 단순한 열기가 아니라 실존하는 위협이었다. 우리의 체력은 결코 무한하지 않기에, 이 지옥 같은 태양 아래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 허락된 내일은 없다는 사실을. 그는 누구보다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었다. 그에게 생존이란 운에 맡기는 도박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자원 관리의 산물이었다.
실용만을 쫓던 그가 유일하게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침잠하는 순간은 시리우스 기지의 가장 그늘진 구석에서 낡은 천문도를 펼칠 때였다. 태어나 한 번도 보지 못한 별의 궤적을 쫓는 뒷모습은 지독한 아이러니로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찾아내야 할 세계의 원형이라 단언하며 잉크가 바랜 천문도 위를 더듬는 손길에는 기묘한 집착과 확신이 서려 있었다.
그의 다정함은 결코 상냥한 언어로 찾아오지 않았다. 부상당한 동료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오로라베일을 펼치면서도, 그것이 자신의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전력 보존’일 뿐이라는 서툰 핑 계를 댄다. 하지만 그가 계산적인 이득 때문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입으로는 효율을 말할지언정, 그의 냉기는 언제나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소모되고 있었다. 착각하지 마세요. 당신이 쓰러지면 이동 속도가 늦춰지니까…
기타사항──
| 시리우스 탐험대
본래 그는 유적에 남은 기록을 통해 잃어버린 하늘을 복원하던 고천문학자였다. 암전뿐이던 시절부터 열화에 잠긴 지금까지, 그는 한결같이 하늘을 바라보며 사라진 낮과 밤의 인과를 파헤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낡아버린 기록만으로는 그가 원하는 진실에 도달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시리우스 탐험대가 향하는 발자취의 끝에 잃어버린 하늘이 있으리라 믿으며 기지에 발을 들였다. '시리우스'는… 가장 밝 은 별의 이름이거든요.
학자로서의 지식은 훌륭하지만, 탐험가로서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신입에 불과하다. 아무리 탐험 수칙을 외우고 변수를 계산해 두어도 예측 불허한 현장 앞에서는 종종 갈피를 잡지 못해 서툰 면모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어려움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단단한 의지는 그가 이미 시리우스의 일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했다.
| 사소한 기억
시계가 없어도 기이할 정도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추는 재주가 있다. 밤낮의 구분이 사라진 세상에서 모두가 시간 감각을 잃어갈 때, 그는 홀로 '진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듯한 이질감마저 준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사람들이 비결을 물을 때마다 "그저 그럴 때가 된 것 같았습니다." 라며 무심하게 넘겨버리곤 하지만, 실은 철저하게 관리된 생체 리듬과 미세한 온도 변화를 포착해낸 계산의 결과다.
얼음에 가까운 체온을 가진 만큼 타인과 직접 살을 맞대는 일을 극도로 피한다.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인 동시에, 상대방에게 예기치 못한 통증을 안겨주지 않으려는 배려이기도 하다. 단순한 접촉만으로도 서로에게 날카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언제나 전신을 단정하게 감싸는 복장을 고수한다. 그에게 있어 의복이란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견고한 방어 수단이었다.
그가 오랫동안 머무는 자리에는 공기 중의 수분이 응결되며 이슬이 맺힌다. 물이 귀한 시대에서 반갑게 보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정작 본인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슬은 제어 불가능한 냉기의 비효율적인 산출물이며, 주변을 축축하고 지저분하게 만드는 골칫덩이라고 치부할 뿐이다.
별을 볼 수 없는 시대에 태어난 그는 하늘 대신 땅에서 별의 형상을 수집하곤 했다. 별의 형태를 닮은 희귀한 광석이나 은은하게 빛나는 돌 조각은 물론, 별 모양으로 구워진 작은 과자와 사탕에 이르기까지. 형태만 유사하다면 무엇이든 그의 컬렉션에 들 자격이 있었다.
| 호불호
좋아하는 것 : 얼음, 별, 정확한 시계
싫어하는 것 : 햇빛, 신체 접촉
